[이선종 – 문제의 주역 ⑧] 지구를 위한 사업이 유니콘이 되다, 기후테크 브랜드들 (上)

에너지·바이오·수자원 기술까지, 기업의 환경적 책임 새로운 접근
가정 온실가스 감소·탄소 먹는 미생물…”주목 받지 않던 곳의 혁신”

ai 투자 : 현대 사회의 다양한 고민과 어려움에 도전하는 브랜드 이야기를 담으려고 한다. 그들만의 독특한 관점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정의한 문제가 어떤 혁신적인 해결책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지 볼 수 있다.

재원 : 더피알=이선종 | 지구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기후’를 짚고 가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지구온난화와 함께 ‘기후변화’란 용어를 사용했다. 기술이 발전하고 우리가 날씨와 외부 자극을 덜 받는 환경에 편안함을 느낄 때마다 지구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들이 있었다.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는 일상의 언어가 되어 위기감이 떨어졌고, 지속적인 소비로 심각성을 느끼기 어려워졌다는 우려와 함께 ‘기후위기’라는 말을 쓰게 됐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에는 1.5℃, 탄소발자국 관리 같은 실천적인 개념과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각국 정부, 기업, 비정부 단체,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해 규제와 법을 정비하는 등 분주해 보인다. 이 과정에서 ‘기후테크’ 업계가 새롭게 부상했다.

기후테크는 기술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고, 기후변화와 그 여파에 맞서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기후테크 기업은 재생 에너지, 에너지 효율성 증대,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 친환경 건축자재, 지속가능한 농업, 탄소발자국 저감 솔루션 등 기후위기 대응에 도움이 될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호에서는 이 분야를 선도하는 유니콘 기후테크 브랜드들이 정의한 문제와 해결책을 통해 큰 문제에 대응하는 뾰족한 솔루션의 맛을 확인해보자.

#1 기후위기의 상징을 브랜드 이름으로, '1콤마5°'

지난 몇 년간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1.5°C 기준점’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 전 세계가 공유하는 목표로 작동했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이렇게 온도 상한선을 설정한 이유는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이 1.5°C를 넘어서면 지구 생태계와 인간 사회에 미치는 충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그간 기후를 예측하며 이루어낸 모든 활동이 무너지고, 계절이나 위도에 따른 기후 개념이 통째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활동으로 인한 탄소 배출과 2023년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엘니뇨(이상 고온 현상)로 인해 그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설명을 듣고 겁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지난해 이미 1.5°C 이상 지구 온도가 상승해버렸다는 비보가 날아들었다. ‘1KOMMA5°'(이하 ‘1콤마5°’)는 이렇게 위기에 처한 지구의 상황을 브랜드 이름으로 내세운 에너지 솔루션 기업이다.

가정에서부터 시작하는 기후위기 대응 솔루션

1콤마5°는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에너지 소프트웨어 플랫폼 회사로 야닉 샬(Jannik Schall), 미카 그뤼버(Micha Grueber), 미카엘 힌더러(Michael Hinderer), 필립 리젠펠트(Philip Liesenfeld), 필립 슈뢰더(Philipp Schröder)에 의해 2021년에 설립됐다.

1콤마5°는 기후위기 대응이 시급하다는 공감대 아래 각 가정의 탄소 배출량 감축을 미션으로 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을 통해 가정, 넓게는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충당하도록 하여 모든 이들이 지금과 비슷한 삶을 살면서 탄소 중립적인 생활방식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태양열 발전소와 열 펌프 관련 기술로 2023년 6월 시리즈 B 라운드에서 4억 3000만 유로(약 6175억 원)를 모금한 1콤마5°는 창업 후 단 23개월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현재 기후 전문가 1900명 이상이 모인 기업이 됐다. 직원들은 독일을 포함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등 72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각 팀은 전문지식과 경험을 통해 태양광 판넬, 에너지 저장 시스템, 전기차 충전소, 히트펌프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역사회에 맞춤형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더 작은 단위로 살펴보면, 이들이 제공하는 ‘하트비트'(Heartbeat)라는 독점 IoT 시스템은 태양광 시스템의 전기 저장 장치, 월박스 및 열 펌프를 연결하여 주택 소유자가 전기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1콤마5°가 주목받는 이유는 공공시설이 아닌 가정과 중소규모 건물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물에 접근하는 솔루션이기 때문이다. 1콤마5°는 난방, 냉방, 전기 사용 등 가정용 에너지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마땅한 솔루션이 없다는 것을 문제 삼고, 가정용 배출량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2024년 1월 17일 1콤마5°는 2023년 재무 성과를 발표했다. 매출은 2022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여 약 4억 6000만 유로를 기록했고, 이익 또한 크게 증가하여 약 5000만 유로(약 718억 원)에 달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여 만에 자체 제품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수천만 유로를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달성한 성과다.

테슬라의 전기차가 주거 및 공용시설에 충전기 도입을 강제하게 만들었듯, 모두가 공장과 대규모 시설에 집중할 때 가정용 에너지 제어 솔루션이라는 새로운 시각이 만들어낸 놀라운 성과다. 더불어 2024년 매출을 7억~7억 5000만 유로로, 영업이익을 7000만 유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2 석유화학 너머 바이오 소재의 가능성 '뉴라이트 테크놀로지'

Newlight Technologies(이하 뉴라이트 테크놀로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헌팅턴 비치에 본사를 둔 회사로, 2003년 마크 헤레마(Mark Herrema, CEO), 켄턴 킴멜(Kenton Kimmel, CTO)이 공동 창업했다. 온실가스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산업계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뉴라이트 테크놀로지는 기존 산업 방식에서 탈피해 온실가스를 재생 가능한 소재로 바꾸는 데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대표적인 기술은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자연 미생물을 활용해 고체 형태의 바이오 소재 ‘에어카본'(AirCarbon)을 생산하는 것이다. 에어카본은 플라스틱 대체제다.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산업용 플라스틱보다 더 넓은 온도 범위에서 사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포장재, 자동차 부품, 가구, 전자제품 등 여러 산업 분야에 쓰일 수 있다.

친환경적 방법으로 생산되는 에어카본은 탄소 발생을 줄이는 것을 넘어 탄소 음성적(Biologically Carbon Negative) 소재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탄소 음성적 소재란 소재의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지 않을 뿐 아니라 탄소를 제거하는 효과까지 갖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탄소 음성적 소재 ‘에어카본’ 발견

에어카본 기술은 생태계에서 생물과 비생물 환경 간 순환하는 자연적인 과정 ‘자연순환 메커니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뉴라이트 테크놀로지는 해양에서 서식하는 특정 미생물의 중요한 특성을 발견했다. 이 미생물은 대기 중의 탄소를 자신들의 생체 에너지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그 과정에서 부산물로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이 원리에 기반해 뉴라이트 테크놀로지는 통제된 환경에서 이 미생물을 배양했는데, 배양 과정 중 미생물에게 필요한 에너지원인 온실가스를 공급하면 미생물은 이를 소비하여 생물로서 스스로 성장하는 한편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폴리하이드록시밸러레이트'(Polyhydroxyvalerate, PHB)를 만들어냈다. PHB는 기존의 플라스틱과 유사한 성질을 가지면서 자연으로 돌아가면 생분해되기 때문에 순환경제에 기여하는 동시에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이중 효과를 낸다.

뉴라이트 테크놀로지는 괄목할 만한 투자 유치와 각종 어워드 수상,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14년 에어카본 기술은 미국의 과학 잡지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에 올해의 혁신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2016년에는 미국 환경보호국(United State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US EPA)으로부터 친환경 화학 대통령상(Presidential Green Chemistry Challenge Award)을 수상했다. CEO이자 공동 창업자 마크 헤레마는 ‘타임 매거진’ 2023년 가장 영향력 있는 기후 리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명성이 쌓이며 뉴라이트 테크놀로지는 2023년 8월까지 약 3억 6640만 달러(약 4954억 원) 투자를 유치했고, 비상장 기업으로서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다. 에어카본 기술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제품 생산 가능성을 시장에 제공한 결과다.

4월 9일 기후테크 모범 기업 '환경보호가 곧 가치 창출'로 이어집니다.

Tag#기후테크#유니콘 기업#스마트 에너지 솔루션#바이오저작권자 © The PR 더피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이선종2000년 설립된 커뮤니케이션 회사 ‘도모’의 네 번째 대표로 2019년 ‘Content For Earth’를 핵심가치로 하는 ESG 조직을 신설했다.세상이 정한 정답보다는 올바른 시각으로 주어진 상황에 맞는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다른기사 보기